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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터에서

쿵작쿵작

        쿵작쿵작

실비


하필이면 우리 심장이

피를 졸졸 내려보내지 않고

쿵작쿵작 내려보내는 탓에, 노래가 생겨났다.

 

쿵작

마음이 느리고 작게 진동할 때,

쿵작쿵작

박동 밖에는 아무 것도

존재하지 않았던 때로 문득 되돌아갈 때,

쿵작쿵작쿵작

도느라 어지러운 지구에서 잠시

눈을 돌려 내 온 힘을 오직

손을 안으로 뻗느라 용쓸 때,

 

나는 노래하는 자가 된다.

쿵작쿵작

귀도 가슴뛰게 되어

다른 흥얼거림을 들을 수 있는 자가 되고,

쿵작쿵작

손도 춤을 추게 되어

노래하지 못하게 하는 굳은 얼굴들과

기꺼이 싸우는 용감한 자가 된다.



[노래하고 있는 실비]

실비가 솜사탕과의 인터뷰를 읽고,

아트써클에서 사람을 만나면서 느낀 것을 산문 대신 시로 써서 보내줬습니다. ( 편집자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