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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터에서

우리는 세상에 둘도 없지만, 평등한 존재

우리는 세상에 둘도 없지만, 평등한 존재


   릴라 문을 열고 펌핑클럽을 시작한 지 1년이 넘었다. 벌써 두 번째 봄을 준비하고 있다.

   그동안 펌핑클럽을 다녀간 사람들을 떠올려본다. 그들은 무엇을 느끼고 갔을까?
   펌핑이 무엇일까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아무리 설명을 해봐야 와서 직접 경험해 보기 전에는 절대로 예측하기 힘든 그 것! 그렇기 때문에 그 궁금함과 기대를 가지고 와서 경험한 사람들은 무엇을 느꼈을지 참 궁금했지만, 그 또한 그들의 몫이기에 모든 것을 그냥 참가자들에게 맡겼다. 물어보지도 강요하지도 않기로....
 
 내 몸에 대한 놀라운 무관심

 

  릴라 펌핑클럽을 찾아오는 분들 대부분은 여성이고(물론 남성 매니아들도 있었지만...), 몸이 크게는 아니지만 여기저기 아픈 사람들이 많았다. 아님, 정말 자기를 위한 시간?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위해서 혹은 그냥 운동 삼아 오는 사람들도 있었다. 어쨌거나 공통점은 자기 자신을 돌보고 싶어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의 몸과 마음에 관심을 가지고 봐야 하고 어디가 불편한지 체크해야 한다. 물론, 오는 사람들의 몸을 내가 다 체크해 주지는 않는다. 다만, 그날그날 지구의 진동과 맞닿은 장기에 대해서 간단한 설명과 펌핑 방법을 안내하고 음악을 틀어줄 뿐이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그동안 얼마나 내 몸에 무관심해왔는지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티벳탄 펄싱을 하면서 알게 된 것은 내 몸은 누군가에게 가서 진단받고 고치고 다시 혹사하는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내 몸은 내가 제일 잘 알아야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내 몸을 내가 잘 느낄 수 있어야 한다.
   우리 그러고 있나? 아니다. 흔히, 통증은 잘 느낀다. 아프지 않으면 우리는 몸을 느낄 수 없다. 어깨가 아프다거나 허리가 아프다거나, 혹은 소화가 안 된다거나 이 정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자신의 배꼽 아래가 얼마나 딱딱하게 굳어 있는지, 척추가 얼마나 굳어서 손도 못 대게 아픈지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

 
 
 24개 장기, 골고루 체크하고 이완하기

   거두절미하고 펌핑클럽을 처음 접하시는 분, 혹은 궁금해 하시는 분들에게 내 몸에 관심을 주는 작업이라고 말하고 싶다. 24개 장기를 골고루 체크해 보는 경험이다. 이는 다른 사람의 도움으로 쉽게 체크할 수 있고, 보너스로 이완도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단전의 경우 배꼽에서부터 손가락 세 개정도 아래에 있는데, 우리 몸에서 유일하게 형태를 갖지 않은 장기이다. 그저 힘의 근원. 여기가 말랑말랑한 사람은 거의 못 봤다. 자기 혼자 누워서 그 부분을 만져보면 잘 못 느끼지만 누군가가 직각으로 손을 칼 모양으로 만들어서 눌러주면 즉시 그 부분이 얼마나 돌덩이처럼 딱딱하게 굳어져 있는지 알 수 있다.
    게다가 그 부분을 스스로 풀어서 이완하는 것은 더더욱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 작업을 파트너와 둘이 할 수 있다. 파트너가 단전에 발뒤꿈치를 올려놓고 펌핑을 하게 되면, 처음엔 고통을 느끼지만 횟수를 거듭할수록 말랑말랑하게 녹으면서 체온도 함께 올라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우리는 우리가 몰랐던 우리 몸 곳곳의 장기에 관심을 가지고 집중할 수 있다. 관심을 가지는 것! 힐링의 시작이다. 그때부터 우리 몸은 기쁨으로 춤추기 시작하고 긴장은 녹아내리기 시작한다.

 
 
  혼자서는 느낄 수 없는 평등, 심장의 속성

   파트너와 함께 서로의 맥박을 느끼는 것, 그 맥박이 같아지는 순간!


   그때가 바로 우리가 평등해지는 순간이다. 우리의 심장은 바깥의 심장과 맥박을 같이 하려고 한다. 그것이 우리 심장의 속성이고, 그것이 평등이다.
   바깥의 그 무엇과 내가 같아지는 것! 평등하지 않은 것, 함께하지 않는 것은 우리의 에고가 하는 일이다. 다른 사람보다 싶은 욕망, 다른 사람보다 더 못하다는 실망, 동일시.... 모두 에고가 담당하는 일이다.
   그리고 그것은 혼자서는 느낄 수 없다. 적어도 둘 이상이 되었을 때 가능한 일이다.


   그 동안 펌핑클럽을 다녀간 사람들을 다시 떠올리니, 참 재밌는 일들이 많다. 남들은 다 고통스러워하는데, 자신은 하나도 통증이 없다고 걱정하는 사람(몸이 아파도 걱정, 안 아파도 걱정), 멀쩡한 척하더니 너무 통증이 심해 중간에 그만 두는 사람, 췌장이었던가? 우리는 술 없이 30분 만에 모두 눈도 몸도 다 풀려서 헤롱헤롱....
 
   펌핑을 통해 다른 도구 없이 우리는 긴장 없이 느슨해질 수 있다. 이 모든 것이 바로 자신과 만나는 순간이 아닐까? 그 존재 하나하나가 더없이 기이하고 온전한 둘도 없는 존재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똑같은 심장과 맥박을 가진 평등한 존재임을 우리는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아난도 _ 나'의 모습 그대로 살아가기와 여성의 몸과 마음의 치유, 성장을 위한 안전한 공간을 꿈꾸며 '릴라_healing&art'를 만든 사람. 티벳탄 펄싱을 통해 사람들의 삶의 긴장을 풀기를 바라고, 홍채 아이리딩 상담 및 티벳탄 펄싱 개인 치유 세션과 릴라 펌핑클럽을 진행하고 있다.